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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중 낙뢰사고, 예보와 대처법을 미리 알아두면 기후 불확실성이 커지는 요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을 준비할 수 있겠죠? 실시간 낙뢰 예측법과 응급대처 방법까지 정리해 드립니다.

    산행 중 낙뢰사고
    산행 중 낙뢰사고

    최근 낙뢰사고 통계와 산행 위험성

    저는 15년 전,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동료들과 함께 북한산을 오르던 기억이 있습니다. 등산화 끈을 매고 준비운동도 하면서 첫 발을 내딛던 그 설렘은 아직도 기억이 생생한데요. 어느 여름날, 평소처럼 산행을 하던 중이었습니다. 한참 능선을 타고 정상으로 향하던 무렵, 하늘이 점점 어두워지고 천둥소리가 들리더니, 갑자기 강한 벼락이 산을 가르듯 내리쳤습니다. 저희 일행은 무사했지만, 불과 몇 분 차이로 뒤따라 오던 다른 산행객 7명이 낙뢰를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는 소식을 뉴스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그 사고는 제게 너무도 큰 충격이었고, 결국 우리의 정기 산행도 그 이후로 자연스럽게 중단됐습니다. 기상청 통계에 따르면, 낙뢰 인명사고는 매년 15~30건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으며, 산악지역에서의 비율은 전체의 약 40%를 차지한다고 합니다. 특히 여름철 6~8월, 기온 상승과 대기 불안정으로 낙뢰 위험은 급격히 증가합니다. 기후 변화가 가속화되면서 이 위험은 더 자주, 더 넓게 발생하고 있죠.

    혹시 여러분도 이런 생각해 보신 적 있으신가요? “설마 내가 벼락에 맞겠어?”
    솔직히 말해, 저도 그때까진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한순간의 방심이 얼마나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질 수 있는지를 그날 저는 너무도 뼈저리게 알게 됐습니다. 중요한 건, 가능성의 크기가 아니라 우리가 얼마나 준비되어 있는가입니다.

    산행 시 낙뢰 예방 방법

    그 사고 이후 저는 산행을 잠시 멈췄습니다. 다시 산에 오르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다시 산을 찾았을 때, 가장 먼저 바뀐 건 날씨에 대한 태도였습니다. 예전엔 맑음 예보만 봤다면, 이제는 낙뢰 가능성 수치, 대기 불안정 지수, 기류 흐름까지 확인합니다. ‘윈디(Windy)’나 ‘케이웨더’처럼 낙뢰 예측 기능이 있는 앱들을 등산 전 필수로 확인하고 있어요. 산행 중에도 낙뢰 조짐은 감각으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고, 공기가 정지된 듯 고요해지며, 몸에 털이 살짝 서거나 스틱에서 정전기 소리가 들릴 때—이런 징후가 느껴진다면 이미 위험이 코앞까지 다가와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럴 땐 즉시 하산이 최우선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산 정상, 능선, 바위 위, 고립된 나무 아래나 단독으로 있는 바위 옆, 계곡 중앙, 물이 고인 장소, 철제 난간, 설치물 주변 등 위험한 장소를 피하고 가능하다면 숲 가장자리 (높이 비슷한 나무들이 밀집된 외곽), 낮고 움푹한 지형 (골짜기, 오목한 땅), 비탈면 아래쪽 (능선보다 낮은 경사 하단부), 건물이나 차량 (가능한 즉시 대피)으로 몸을 이동하는 게 좋습니다.

    이때 반드시 쪼그려 앉는 자세를 취해야 합니다. 두 발을 붙이고 무릎을 감싸며, 절대 손이나 무릎이 지면에 닿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이 자세는 접지면을 최소화하여 전류가 몸을 통과하지 않도록 도와줍니다.

    대피 및 인명피해 대응법

    낙뢰를 피할 수 없다면, 그다음 중요한 건 올바른 대응입니다. 저도 그 사고 이후로 응급처치와 CPR하는 방법을 다시 알아봤고, 함께 산에 오르는 동료들도 행동요령에 대해 이야기하곤 합니다. 다음은 낙뢰 발생 시 실천해야 할 행동입니다:

    1. 낮고 움푹한 지형으로 이동 후, 쪼그려 앉기
    2. 금속 물체(스틱, 스마트폰, 배낭 등)는 몸에서 1~2m 떨어뜨리기
    3. 다른 사람과는 최소 3~5m 이상 간격 유지
    4. 나무·물가·철제 구조물 근처 피하기

    누군가 낙뢰를 맞아 쓰러졌다면, 가능하다면 AED(자동심장충격기)를 사용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지만, 낙뢰처럼 돌발적이고 위험한 상황에서는 현실적으로 가까운 곳에 AED가 있을 가능성은 매우 낮겠죠. 따라서 무엇보다 중요한 건, 현장에 있는 사람이 직접 심폐소생술(CPR)을 알고 즉시 실행할 수 있도록 평소 대비하는 것입니다. 일부 등산로에는 AED가 설치된 사례도 있지만, 이를 찾는 데 시간을 쓰기보다는 먼저 구조요청(119)과 응급처치가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15년 전 그날 이후, 저는 산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 달라졌습니다. 두려움은 쉽게 사라지지 않았지만, 언젠가부터 이렇게 생각하게 됐어요. "그 두려움을 이겨내려면, 먼저 제대로 아는 게 필요하구나."

    그래서 지금은 산에 오르기 전, 기상 앱을 먼저 켜고, 함께 오를 사람들과 날씨 정보를 나누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준비를 마쳐야 비로소 발걸음이 가볍게 느껴지거든요.

    여러분도 등산을 좋아하시나요? 그렇다면 이번 글이, 낙뢰에 대한 작은 경각심과 함께 조금 더 안전한 산행을 위한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산은 여전히 우리에게 좋은 시간을 선물해 주지만, 그만큼 우리가 먼저 준비하고 지켜야 할 것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았으면 해요. 지금도 어딘가에서 누군가는 산으로 향하고 있을 겁니다. 그 발걸음이 끝까지 안전하길 바라면서 이 글을 마무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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