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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아파트에서 제일 나이 많으신 어르신이 욕실에서 넘어져 병원에 입원하셨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고령화 사회에 낙상 사고가 어르신들의 노후 삶의 질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다시 생각하게 되더군요. 이번 글에서는 집안 낙상사고를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지, 특히 취약한 위치를 알아보고 개선 방법들을 함께 나눠보려 합니다.

    집안 낙상사고
    집안 낙상사고

     

    집안 낙상사고, 생각보다 더 가까이

    며칠 전 아침, 여느 때처럼 운동화를 신고 아파트 주변 공원을 돌던 중이었습니다. 얼마를 걸었을까요? 평소 얼굴 뵈면 친근하게 인사를 나누던 노인회 어르신을 우연히 마주쳤습니다. 하지만 그날은 어딘가 다르게, 어르신의 표정엔 걱정이 좀 있어 보였습니다. “우리 아파트 최고령 어르신 있잖아. 연세가 94세이신. 그분이 며칠 전에 화장실에서 넘어지셔서 병원에 입원하셨어.” 말씀을 하시는 어르신의 표정과 음성에는 안타까움과 걱정이 가득했습니다. 평소에도 건강을 잘 챙기시고, 산책도 자주 하시던 분이었는데 갑작스러운 낙상이라니요. 골반뼈가 부러져 수술까지 받으셨다고 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후부터 저도 모르게 부모님이 계신 집의 모습이 하나하나 떠올랐습니다. 침대는 너무 높진 않았던가, 욕실에는 미끄럼 방지 매트가 있었던가, 밤에 일어나면 조명이 자동으로 켜지는 센서등은 달려 있었던가. 혹시 우리는 ‘집은 안전하다’는 막연하고 안일한 생각으로 너무 많은 걸 놓치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낙상이 자주 발생하는 위험한 위치들

    노인의 낙상사고는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고령자의 3명 중 1명이 해마다 낙상을 경험하고 있다는데 놀랐습니다. 그중 10%는 골절을 포함한 심각한 손상을 입으며, 특히 고관절 골절은 수술과 긴 입원을 필요로 하고 심지어 생명까지 위협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집 안에서 낙상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장소는 어디일까요?

    첫째, 침대 주변입니다. 아침에 잠에서 깨어나 일어나는 그 짧은 순간, 노인들은 균형을 잡기 어려워하며 어지러움을 느끼기 쉽습니다. 이때 중심을 잃고 넘어지는 일이 자주 발생합니다. 특히 높이가 맞지 않는 침대는 오르내릴 때 균형을 잃기 쉬워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의사들도 권장하는 이상적인 침대 높이는 약 45cm이며, 양쪽에 손잡이가 설치되면 훨씬 안전합니다.

    둘째, 화장실입니다. 가장 빈번하게 낙상이 발생하는 공간이기도 하죠. 물기가 자주 생기고, 활동 공간이 좁으며, 갑작스러운 움직임이 많기 때문에 사고 위험이 매우 클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미국 노인의학회 보고서에 따르면, 고령자의 낙상 사고 중 70% 이상이 욕실에서 발생하며, 골절 확률 또한 가장 높다고 분석하고 있습니다. 미끄럼 방지 타일이나 욕실 매트, 그리고 벽면 손잡이 설치는 필수가 아닐까요?.

    셋째, 거실과 주방입니다. 전선이나 카펫, 가구 모서리 등 사소한 물건 하나에도 걸려 넘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밤에 조명이 어두울 경우에는 작은 장애물조차도 눈에 띄지 않아 위험이 커질 것입니다. 또 전통 가옥에는 문턱이 남아 있어 발을 걸리기 쉽게 만듭니다. 혹시 여러분은 부모님 댁의 이런 위치들이 어떤지 기억나시나요? 낙상은 언제든 일어날 수 있고, 그 결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심각할 수 있습니다.

    예방은 작은 실천에서 시작됩니다

    저는 어르신의 낙상 소식을 듣고, 시간을 내어 부모님 집을 방문해 보았습니다. 침대 높이는 적당했지만 손잡이는 없었고, 욕실 매트는 오래되어 밀착력이 떨어져 있었으며, 거실에는 전선이 발밑으로 길게 늘어져 있었죠. ‘이런 사소한 것들이 사고를 부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에 가능한 조치들을 취했습니다. 예방은 거창한 리모델링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실천에서부터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침대 옆에 보조 손잡이를 설치하고, 욕실에는 새 미끄럼 방지 매트와 벽면 손잡이를 설치했습니다. 거실 전선을 정리하고 조명을 더 밝게 바꾸었습니다.

    그리고 우리 개인이 할 수 있는 조치 외에 각 기관에서 노인 낙상 예방을 위해 어떤 일들을 하고 있는지도 궁금했습니다.

    정부와 일부 지자체에서도 노인의 낙상사고를 줄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건복지부는 취약계층 고령자를 대상으로 손잡이, 미끄럼방지 매트 등을 제공하는 주거환경 개선 사업을 시행해 왔으며, 몇몇 지자체에서는 실버주택을 공급하거나 고령자 가구에 리모델링 지원을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이러한 지원은 지역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거주지 복지센터나 행정복지센터에 문의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단 한 번의 낙상이 어르신의 삶 전체를 흔들 수 있다는 사실을 생각한다면, 지금 바로 집안을 점검하고 작은 변화부터 시작하는 것이 가장 확실한 실천이 아닐까요?

     

    낙상은 그저 순간의 사고처럼 보일 수 있지만, 노인에게는 삶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심각한 사건이 될 수 있습니다. 익숙하고 편안해야 할 집이, 오히려 가장 위험한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사실도 다시 생각해 볼 부분입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예방은 어렵지 않습니다. 침대 옆 손잡이 하나, 욕실에 미끄럼 방지 매트 하나, 거실의 밝은 조명 하나만으로도 큰 변화와 우리들 마음에 안심을 줄 수 있습니다.

    혹시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의 부모님 집이 안전한지, 오늘 하루, 잠시 시간을 내어 직접 둘러보고 점검해 보는 건 어떨까요? 아주 작은 실천이 우리 소중한 가족의 건강과 일상을 지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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