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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늦은 밤, 복도에서 연기에 그을린 냄새가 났습니다. 처음엔 그냥 음식 태운 건가 싶었는데, 순간 머릿속에 스치는 게 있었습니다. ‘만약 지금 우리 집에서 불이 난다면, 나는 어떻게 대처할 수 있을까?’ 그날 이후 저는 우리 집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대응이 가능한가? 하나씩 점검해 보기로 했습니다. 생각보다 허술한 부분이 많았고, 지금이라도 바로잡아야겠다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화재 대비,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처음 확인한 건 소화기였습니다. 현관 옆 구석에 있었는데, 제조일자를 보니 2017년이더군요. ‘소화기에도 유효기간이 있었나?’ 싶었지만, 알아보니 보통 5년이 지나면 교체를 권장한다고 합니다. 실제로 오래된 소화기는 압력이 빠졌거나, 분사 노즐이 막혀 작동이 잘 안 되는 경우도 많다고 합니다. 저는 바로 새것으로 교체했습니다.
다음은 천장에 설치된 감지기를 살펴보았습니다. 원형 감지기가 있긴 했지만, 작동이 잘되는지 확인이 어려웠습니다. 대부분은 'TEST' 버튼을 눌러 경보음이 울리는지 확인할 수 있다고 하는데, 우리 집 것은 반응이 없었습니다. 오래된 모델이기도 해서, 아예 새 단독형 감지기를 하나 구입해 설치했습니다. 요즘엔 1만 원 내외로도 구매가 가능하고, 설치도 생각보다 간단했습니다. 배터리는 6개월~1년에 한 번 정도 점검하면 된다고 하더군요. 배터리가 방전되면 스스로 알람음을 내는 제품도 있어 안심이 됩니다.
그리고 많은 분들이 겨울철에 사용하는 전기장판이나 온수매트를 볼까요? 저도 자주 틀어놓고 자는 편이었거든요. 그런데 전기 화재 통계 중 전기장판이 주요 원인으로 꽤 자주 등장한다는 걸 보고 조금 놀랐습니다. 전선이 꺾여 있거나, 오래된 제품을 계속 사용하는 경우엔 과열되기 쉬워 위험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예열만 해두고 자거나, 타이머 기능을 사용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특히 전기장판 위에 이불을 여러 겹 덮는 건 열이 갇혀 과열될 수 있어 피해야 한다고 하네요. 알고 나니 당연해 보이지만, 평소엔 신경 쓰지 않았던 부분이었습니다.
화재가 나면… 어디로 대피해야 할까요?
이건 정말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저희 집은 아파트 13층이고, 바로 위가 옥상입니다. 처음엔 불이 나면 무조건 아래로 내려가야 한다고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알고 보니 꼭 그런 건 아니었습니다. 예를 들어 12층에서 화재가 났다면, 연기와 열기는 곧 위층으로 확산될 수 있습니다. 그 상황에서 무조건 계단을 통해 아래층으로 내려가려다 오히려 연기를 흡입해 더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거죠.
이럴 때 중요한 건 사전에 옥상 출입이 가능한지를 확인해 두는 것입니다. 저희 집은 다행히 평소에도 옥상문이 열려 있어, 연기가 차지 않은 상황이라면 옥상으로 대피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반면, 복도나 계단에 이미 연기가 찼다면 옥상으로 가는 도중 질식 위험이 커지기 때문에, 오히려 집 안에서 대기하며 구조를 요청하는 편이 낫다고 합니다. 문틈을 젖은 수건으로 막고, 창문 쪽으로 이동해 손전등이나 밝은 천을 흔들어 구조 신호를 보내야 하는 거죠. 그리고 무엇보다 119에 정확한 위치, 인원, 연기 유입 여부를 상세하게 알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작은 정보 하나가 구조 속도를 크게 좌우할 수 있으니까요.
화재 예방은 결국 생활 습관에서 시작됩니다
화재는 대부분 부주의에서 시작된다고 봅니다. 저도 예전에는 전자레인지 위에 종이박스를 얹어두거나, 멀티탭을 바닥에 방치한 적이 많았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아찔하죠. 그래서 요즘은 외출 전에 꼭 가스밸브, 전기장판, 플러그 상태를 한 번씩 확인하고 나가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처음엔 귀찮았지만 이젠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또 하나 중요한 건 가족과 함께하는 훈련입니다. 저희는 한 달에 한 번, ‘화재가 나면 어떻게 할까?’라는 가정 하에 가족 시나리오 훈련을 하고 있어요. 아이와 함께 대피 경로를 확인하고, 엘리베이터가 왜 위험한지, 대피할 땐 어디로 가야 하는지를 얘기하며 놀이처럼 진행합니다. 덕분에 아이도 당황하지 않고 행동할 준비가 조금은 되어 있는 것 같아요.
실제로 미국 소방청 자료에 따르면, 가정 내에서 사전 대피 훈련을 한 가족이 그렇지 않은 가족보다 화재 생존율이 약 2배 이상 높다고 합니다. 단순한 습관이 목숨을 좌우하는 순간이 될 수 있다는 말, 절대 과장이 아닙니다.
화재는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습니다. 준비되지 않은 순간에 찾아오기 때문에 더 무서운 거겠죠.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언제든지 대비된 상태’를 유지해야 합니다. 소화기 점검, 감지기 교체, 대피 동선 체크. 이 모든 것들이 복잡해 보이지만 막상 한 번만 해두면 그리 어렵지 않습니다.
혹시 이 글을 읽고 있는 지금, “우리 집은 괜찮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오늘 저녁이라도 가족과 함께 확인해 보세요. 단 한 번의 점검이 나중에 우리 가족을 소중한 생명을 지켜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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